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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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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 처음 생일날에 눈물이 쏟아졌다. 핸드폰을 쓴 지 5년이 넘었는데도 아버지의 문자 한 번 받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 내 생일, 아버지가 외출하신 후 얼마 안있어 이렇게 문자를 보내주셨다.

  아버지 연세가 올해로 54세. 내가 초등학생 시절 어머니와 이혼하시고 홀로 지내시다가, 사기도 당하고 보증도 잘못써 엄청난 빚과 함께 직장도 잃으셨다. 그 이후 성당 관리직이라는 경비 비슷한 업종으로 달 150만원에 보험비 생활비 집세 등을를 제외하면 40만원도 남지않는 돈으로 생활한지 약 3년. 그래도 나에겐 부족한 적이 없었고 불편한 점도 없었다.

  열심히 일해서 자식들 키워주고 계신 아버지가 계신대도 형은 정신 못차리고 컴퓨터에 매달려 학교도 관두고 아르바이트도 안하고 집에 짱박혀있다. 군대 제대 후 큰 돈 들여 대학교 다시 보냈더니만 이번 학기도 물거품되게 한 걸 보면 정말 연을 끊어버리고 싶을 만큼 꼴 보기 싫은 형이다. 5년 차이나는 나이인데 현재 전문대 1학년생, 게다가 2학기는 말아먹었다. 면허라도 따라고 학원을 보냈더니만 귀찮다고 안나가서 50만원 그냥 날렸다. 이게 말이나 되는지.

  형 얘기는 길어지니 그만 끊고, 최근 들어, 아버지 연세도 있으시고 관리직이라는 힘든 일 때문인지 고혈합도 생기셔서 알약도 챙겨드시게 됐고, 매일같이 허리가 아프시다고 하셔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너무 힘든 나머지 차라리 방을 따로 구해서 가족이고 뭐고 따로 살자는 얘기까지 꺼내셔서 집안 분위기는 차가워졌다. 형이고 나고 아버지고 전부 각자 방에 문 닫고 소통이란 없는 가족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얼마 전, 아버지가 휴일 술을 많이 드셔서 길을 잘 못찾겠다고 마중나오라 하셔서 마중 나간적이 있었다. 집으로 모셔오는 도중에 술기운으로 한 말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몇 번이고 말하시는데 아버지는 아들 챙겨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죄책감을 가지시고 계신것 같았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집에 도착하고 술기운에 쓰러지신 아버지는 갑자기 오열을 하시면서 미안하다고 계속 말씀하셨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아버지께 문자를 받았다. 생일 축하한다.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미안해야 할 건 오히려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한 나인데... '그런 말씀 마세요. 생각해주시고 곁에 계셔주시니 감사합니다.' 라고 짧게 문자를 보낸 뒤 한동안 의자에서 울고만 있었다.
2010/01/05 18:28 2010/01/05 18:28
# by 세닐 레어리즈 | 2010/01/05 18:28 | daily | 트랙백 (0) | 덧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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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멘트의 위치주소 Commented by califa at 2010/01/05 23:53
저도 살짝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늦었지만 생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코멘트의 위치주소 Commented by 준털 at 2010/01/06 18:07
눈물이 앞을 가리는듯 ㅠㅠ
이 코멘트의 위치주소 Commented by 장조림 at 2010/09/30 14:43
다른 검색하다 우연히 들어와 글 읽었어요
눈물이 나네요... 우리 모두 효도하자구요!
이 코멘트의 위치주소 Commented by bluehue82 at 2010/12/25 19:15
우연히 들어왔는데 .. 느끼는게 참 많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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